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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행복을 찾아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행정실 유도일

일자: 2021-04-15

시대를 대표하는 족(族)의 명칭을 보면 그 시대의 단상을 볼 수 있다. 2021년 현재 시대를 대표하는 족(族)은 욜로(YOLO)족과 파이어(FIRE)족이다. ‘인생은 한번 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인 욜로(YOLO)족은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여 소비하는 것을 인생의 지향점으로 삼은 이들이다. 이들은 내 집 마련, 노후 준비보다는 지금 당장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취미생활, 자기개발 등에 돈과 시간을 아낌없이 쓴다. ‘경제적 자립(Fi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은퇴(Retire Early)’의 앞글자로 따서 만들어진 파이어(FIRE)족은 욜로(YOLO)족과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이들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저축과 투자를 늘리는 2030세대이다. 안 먹고 안 쓰고 안 입는 대신 주식, 부동산, 창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돈 벌기에 열중한다.
 
아이러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대표적인 두 단상이 정확히 양극단에 놓여있다. 이 두 단상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돈’과 ‘행복’이다. 욜로(YOLO)족과 파이어(FIRE)족 모두 ‘행복’을 추구한다. 그러나 두 단상 모두 ‘행복’에 대한 전제 조건으로 ‘돈’을 상정한다. 또 다시 아이러니다. 양극단 놓인 두 단상의 본질은 사실 같다. “20세기를 지배해온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이데올로기 대결에서 자유민주주의가 최종적으로 승리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자본주의는 인류의 진화와 정부의 최종형태이며, 역사의 종착점이다.”라는 프란시스 후쿠야마 교수의 말이 현재까지 유효하다면 역사의 종착점에 남는 것은, 현재의 단상이 보여주듯이 ‘돈’이다. 그렇다면 ‘돈’에 얽매이지 않은 ‘행복’은 어디에 있는 걸까?
 
‘행복’을 찾기 위한 단초는 ‘일상성’에 있다. ‘일상성’은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산업사회의 도시적 특징이다. 일상성은 궁핍의 존속, 부족함의 연장, 박탈, 억압, 채워지지 않은 욕망, 비천함의 반복을 내포하고 있으며 이것이 현대 사회의 모든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는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문제들에게서 벗어나고자 일상을 탈출하려고 하고 이를 위해 자본주의의 만능키인 ‘돈’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상은 모든 영역을 지배하며 영원히 지속되기 때문에 탈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영원히 일상의 지배에 순응하여야 하는가? 우리는 주체가 아닌 객체로서 현대사회의 부속품으로 남아 있어야 하는가?
 
일상성을 타파하고 ‘행복’을 찾기 위해서 일상에 대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먼저 일상을 전유해야 한다. 전유란 소유는 소유이되, 남의 것이나 공동의 것 혹은 원래 자기 것이었어도 빼앗겨 남의 것이 된 것을 다시 자기 것으로 소유함을 뜻한다. ‘queer’나 ‘nigger'는 주류의 사람들이 소수자를 경멸하기 위해 붙인 말이지만 동성애자나 흑인들이 이를 가져와 당당하게 사용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일상을 완전히 전유한다는 것은 현대 산업 사회에서 불가능하므로 일상에 지배받고 있지만 일상을 지배하는 이중적 전유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일상의 전유가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일상을 하나의 이용 대상으로 가능한 환경이 마련될 것이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현대 산업 사회가 등장했고 일상성의 지배가 나타났다. ‘인간이 일상 속에서 인간의 자질마저 잃어버린 시대’이다. 그래서 ‘일상인은 인간인가?’라는 본질적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 되었고 현재까지 그 해답을 명쾌하기 제시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또 다시 기술은 발달했다. 첨단 IT의 발달로 인해 네트워크 시대가 도래 했고 인간은 일상을 이용하여 자신의 일상을 끊임없이 축제의 형태로 치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일상 속에서 일상의 지배를 벗어나는 것, 그것이 ‘행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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