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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멈춰버린 일상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행정실 진영호

일자: 2021-01-15

코로나19 사태로 유례없는 한 해를 맞이했다. 365일이면 8,760시간으로 누군가에는 길게 느껴지면서도, 계획과 목표를 마치고도 모자랄 만큼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국내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날 때까지 그저 기우로 치부했을 뿐, 팬데믹은 금방 종료될 것으로 생각했다. WHO의 팬데믹 선포 사례가 있던 2009년 6월 신종플루 사태 당시 수십만 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조기 종결됐던 기억이 나서 나의 마음가짐은 안전불감증 그 자체였다. 그러나 이 심각성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연구소에 입사하기 전 지인들과 평범한 자리를 가진 적이 있었다. 우리가 방문했던 시내 인근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다행히 이동 경로와 날짜가 겹치지 않아 검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아니라는 보건소의 대답을 받았지만, 막연한 불안감을 이기기 어려워 한동안 ‘집콕족’으로 일상을 보냈다. 특히 시청에서 안내문자를 직접 받고 생각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불안함이 해소된 계기는 지인의 음성판정 결과가 나온 뒤였다. 지금 생각하면 등줄기가 오싹할 따름이다.
 
어느 20대 코로나 환자의 완치 후기에 따르면 후각과 미각을 대부분 상실하고 어지럼증과 구토, 피로감을 호소하는 후유증을 계속 보였다고 한다. 별다른 약물치료를 하지 않은 채 자가 격리 이후 음성판정을 받은 뒤에도 남들이 쉽게 알아채기 힘든 고통을 감수하다 결국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무엇보다 확진자라는 낙인이 찍혀 사회적인 비판까지 모든 것을 혼자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내 가족의 건강까지 해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이후 나에게 많은 변화를 주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나의 일상에 집중할 수 있었고, 다시금 안전한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업무시간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든 시설에 발열 체크를 진행하며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새삼 돌이켜 볼 수 있었다. 통제된 환경 속에서 상당히 불편할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종결은 쉽게 예측하기가 어렵다. 연말 기준으로 수도권 확진자가 평균 1,000여 명에 육박하고 있다. 한동안은 수도권 기준 거리두기를 2.5단계로 유지할 것 같다. 만약 3단계로 격상된다면 소내 전체가 재택근무를 도입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아마도 원래 우리의 모습을 되살리기까지 시간이 한참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적어도 다가올 내년에는 멈춰진 일상을 하루빨리 되찾길 소망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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