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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ES현안진단

IFES현안진단
제목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담대한 구상과 특단의 조치들
저자

임을출(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일자 2017-05-31
문서번호 NO 63 [20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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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관련하여 『현안진단』을 연속4차례 시리즈로 발행·배포합니다. 지난 호의 ‘남북관계 복원·정상화’, ‘사드와 한미/한중관계',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이어 마지막으로 ‘개성공단 재개’ 에 관해 살펴봤습니다.

 박근혜 정부가 출구전략을 제대로 마련해 놓지 않은 채 즉흥적으로 개성공단을 폐쇄한 조치는 결과적으로 자해 행위에 가까웠다. 개성공단 폐쇄의 실효성은 적었고, 남한 기업들에게 더 큰 피해를 안겼기 때문이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집행하기 위해 취한 일련의 공권력 행사도 적법절차원칙을 지켰다고 보기 어렵다. 개성공단의 비정상적 폐쇄에 따라 북한 측에 의해 기존 남북간 합의들도 모두 무효화되어 버렸다. 따라서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첫 번째 과제가 개성공단의 재개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지만 이처럼 극복해야 할 장애물들은 높기만 하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북핵 해결의 진전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핵 동결이나 폐기를 이끌어내기까지는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최소한의 환경조성 차원에서 핵·미사일 모라토리움 선언을 이끌어내는데 집중할 것을 주문한다. 문재인 정부는 외교안보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서둘러 북한과의 대화 창구를 복원해 모라토리움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북한은 재일 <조선신보>(2017.5.20.)를 통해 핵미사일 문제와 분리해 개성공단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가 주변 대국들의 눈치를 보지 말고 주동적으로 남북관계개선의 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서 여론이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간과한 것이다. 국민적 합의에 토대를 두지 않은 대북정책은 실효성도 없고, 지속가능하지 않다. 북한 측에 북한의 추가 도발을 자제하는 것이 그나마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비롯한 남북관계 개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인식시켜야 한다. 

 개성공단 재가동은 남북관계 복원을 위한 필수적 과제다. 남북관계를 이 상태로 방치한다면 국익에도 도움이 안 되고, 우발적 충돌을 포함한 전쟁 가능성만 높일 뿐이다. 핵문제가 현실적인 최대 걸림돌이긴 하지만 마냥 소극적, 수동적으로 기다릴 수만은 없다. 입주기업들이 지쳐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기 전에 재가동해야 한다. 또한 개성공단의 경쟁력이 국내외 바이어들로부터 인정받을 때 재개해야 한다. 이들이 더는 개성공단이 투자매력이 없다고 판단하면 개성공단의 운명은 끝이 난다. 남북관계를 우리가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핵문제 해결과정에서 주변 강대국 사이에 우리의 목소리와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개성공단은 스스로의 힘으로 조기에 부활시켜야 한다. 어렵더라도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수순을 지금부터 밟아야 하는 이유들이다.

 왜 우리에게 개성공단이 필요한지에 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는 노력은 특히 중요하다. 개성공단 사업은 북한 측의 돌출행동을 제어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안정적 관리와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온 측면이 강조되어야 한다. 개성공단은 북한 지역이긴 하지만 우리 기업들이 생산 활동을 하는 곳으로 북한 근로자만을 활용할 뿐 북한의 제재대상 단체나 기업과의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아니라는 점도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이전에도 3차례의 핵실험이 있었으나 국제사회나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을 핵문제와 연계하여 대북제재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오히려 개성공단이 5만 여명의 북한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생계유지에 도움을 주고, 생존권 차원의 인권개선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며, 북한의 점진적인 개혁·개방 등 변화를 견인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이 갖는 이런 전략적 가치와 역할이 미국 측에 가감 없이 전달되어야 한다.    

 그리고 개성공단 재가동을 가장 확실히 앞당기기 위해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의 통 큰 결단을 이끌어내야 한다. 김 위원장은 세계적 수준의 경제개발과 건설에 각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 개성공단 개발의 성공은 그의 원대한 구상을 실현하는데 적지 않은 기여를 할 것이다. 그러나 폐쇄 직전의 지지부진했던 개성공단 개발과 운영방식으로는 개성공단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시킬 수가 없다. 개성공단의 문을 다시 연다면 획기적으로 개발과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 그래서 미국 , 일본, 유럽 기업들도 투자욕구를 가질만한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갖춘 산업단지가 되어야 한다. 개성공단의 이런 새 출발은 김 위원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전국적 차원의 첨단기술개발구/관광특구 개발의 강력한 추동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정부는 북한 지도자가 핵개발보다 경제개발에 더 큰 관심을 갖도록 유인하는 특단의 경제협력조치를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과거 버전의 개성공단 어게인이 아니라 개성공단과 북한 지역개발, 도시 및 국토개발과 연계시키는 담대한 구상이자 실행 가능한 구상을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설명하고 협의할 준비를 해야 한다. 전략적으로 남북정상회담을 개성공단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거의 제로상태의 남북관계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합의하고 약속을 해야만 개성공단과 핵문제 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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