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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ES현안진단

IFES현안진단
제목 트럼프 시대의 개막과 한국의 선택
저자

송민순(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

일자 2017-01-25
문서번호 NO 55 [20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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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난 코끼리가 초원을 뒤흔들면 초원이 망가지고 결국 코끼리도 살 곳이 없어진다. 그 전에 다른 동물부터 먼저 사라진다.” 트럼프의 미국이 세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표현이다. 지난 70년간 세계 질서를 이끌어 온 미국이 안보의 재보험도 자유무역의 문지기도 맡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의 취임 연설에서 민주주의, 인권, 평화 구축, 기후 변화와 같은 보편적 가치는 흔적도 없었다. “미국산을 구매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Buy American, Hire American)”는 구호만이 들렸다. 집무 첫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재협상과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TPP)탈퇴부터 발표했다. “스테로이드 맞은 미국 국수주의가 등장했다.”는 말까지 나온다.

 트럼프는 일자리 창출 다음으로 이슬람 테러 근절, 중‧러 밀착의 이완, 해외 미군 비용감축에 집중할 것이다. 목표를 단기에 달성하고자 소위 “위협을 통한 승리(Winning through Intimidation)” 책략을 서슴치 않을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부정하고, 중국산 제품에 45%의 보복관세를 부과코자 한다. 무역 제재로 중국 경제를 약화시키면 일자리가 미국으로 돌아오고 중국의 군사력 팽창도 억제하여 미국을 ‘다시 위대한 국가’로 만들 수 있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대중 견제의 일환으로 일본, 한국, 호주로 이어지는 동맹망을 강화시키고자 한다. 그러면서도 미군 철수를 거론하면서 통상 압박과 주둔비 전담을 요구한다. 동맹강화와 TPP 탈퇴처럼 상호 모순되는 정책을 마다하지 않는다. 중‧일에서 일고 있는 민족주의는 더욱 커지고, 특히 “강력한 보통국가” 일본의 등장이 가까워질 것이다.

 한반도 정책은 무역, 방위비, 무기구매 같은 양자문제와 핵‧미사일을 둘러싼 대북 정책으로 양 갈래질 것이다. 트럼프는 대외 협상의 성과를 조기에 보여 주고자 할 것이다. 일본이나 독일보다 안보에 민감한 한국을 표본으로 삼아 살계경후(殺鷄警猴) 전술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다른 나라와 균형을 맞추면서 각박한 협상을 전개해야 할 것이나 자기 군을 작전통제하는 미국을 상대로 철저히 교섭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진행 중인 군사작전권 전환이 조기에 이루어져야 한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하나는 미국과 협의(트럼프와는 ‘거래’가 적합)하여 중국의 참여하에 북한과 협상하는 것이다. 중국의 적극적 참여 없이는 대북 협상의 실패 시 효과적 제재나 강제적 조치가 어렵다. 비록 미·중 관계가 경색되더라도 북핵 협상에는 중국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트럼프는 대북 협상이 2018년 중간 선거와 2020년 재선을 위한 대차대조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때 비로소 테이블에 앉을 것이다. 또 미국은 대중 견제망의 핵심으로 일본과 한국을 미사일 방어망(MD)으로 엮으려 한다. 이런 전략 구도의 한 부분인 사드 배치 문제를 북한 핵과 엮어 해결구도를 만드는 것이 한국의 몫이다.

 다른 하나는 ‘북한의 도발-미국의 제재-군사행동 과시-한반도 위기-협상’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위기관리 사이클이 전개될 때까지 현 상태를 끌고 가는 것이다. 전자는 한국의 외교안보 역량을 총동원한 거대한 사전 투자를 요하고, 후자는 위험한 사후 관리로 넘기는 것이다.

 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 정책을 먼저 대폭 전환해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면서 핵과 사드 문제를 풀자는 제안도 있다. 현실적 방안은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미세하나마 가시적인 움직임을 끌어내면서 한국의 대북 정책을 서서히 전환하는 것이다. 북한은 대미 관계를 최우선시 한다. 한국이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대북 정책을 추진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 어느 때보다 거칠고 불안한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금년 여름에 가서야 실무진용과 구체 정책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현 정부나 다음 정부는 세 가지를 유의해야 할 것이다.

 첫째, 지금까지 미국과 경험해온 사례에 얽매이지 마라. 아무도 잘 모르는 미국이 다가올 수 있다.

 둘째, 트럼프의 초기 발걸음에 맞추어 덩달아 움직이지 마라. 1-2년 후의 정책 방향이 지금과는 다를 수 있다. 그는 실리를 위해 언제든지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

 셋째, 국론을 수렴한 입장 수립에 최우선을 두어라. 국내 지지가 단단해야 트럼프나 시진핑의 기세와 위압을 버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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