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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

북한대학원대학교 문성희

일자: 2019-01-15

매서운 칼바람이 뺨을 때리는 겨울이다.
냉기만이 감도는 이곳에서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대륙, 아프리카에서의 1년이 문득 그리워진다.
 
2012년 2월 미지의 세계 아프리카에 막연한 두려움과 기대를 안고 첫 발을 내딛었다.
게이트를 나서자 온몸을 휘감는 후끈한 열기에 숨이 턱 막혔고 당장 뒤돌아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습기만 없을 뿐 타들어가는 날씨에 적응하느라 허우적대고 있을 때, 토고의 주식인 빠뜨(옥수수가루 반죽)와 흡사 콧물을 연상케 하는 끈적한 소스로 맞이한 첫 식사는 다시 한 번 귀향의지를 불타오르게 했다.
 
사실 아프리카에서 하루하루는 나에게 큰 부담이고 도전이었다.
적당히 현실에 안주하며 부담을 뛰어넘지 않고 살았던 내게 음식, 문화, 기후 같은 것들 모두 피하고 싶은 장애물로 다가왔다. 아프리카 사람을 위해 내 젊음을 바치겠다던 초심은 별안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어느 날 현지인과 2인 1조가 되어 일주일간 무전여행을 떠났다.
아네호라는 어촌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글수업과 레크레이션 활동을 했다.
아프리카는 ‘아프리카타임’이 있다. 9시까지 오라고 하면 약속한 듯 9시 30분에 나타나는 것이 쉬운 예다.
학생들은 어김없이 수업시간에 늦었고 더러는 나타나지 않아 뜨거운 날씨와 함께 내 심신을 지치게 했다.
하루는 외출 후 돌아오니 비스켓이 놓여있었다. 한국에선 쉽게 사먹을 수 있지만 그 곳에선 값비싼 축에 속해서 내게도 큰 것이었다. 그 비스켓은 지각과 결석을 일삼아 속으로 미워했던 한 학생이 날 위해 주고 간 것이었다. 순간 그 학생을 향한 미안함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부족하고 짜증만 내던 나를 지구 반대편에서 와준 고마운 선생님으로 생각해 자신의 용돈을 털었던 것이다. 그날 밤 오두막에 앉아 쏟아질 듯 하늘을 수놓은 별들을 바라보다 문득 지구 반대편에서 내 이름을 기억해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정말 감사했다. 그리고 받은 비스켓은 어느 때보다 달고 맛있었다.
 
그 때를 되돌아보면 나는 주러 갔지만 결국 받아 왔다.
행복은 물질의 많고 적음에 달리지 않았다는 것과 그래서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 때묻지 않은 순수함에서 나오는 관심과 배려 등 자칫하면 놓칠 뻔했던 소중한 것들을 아프리카 사람들을 통해 마음을 열면서 배울 수 있었다.
 
해외봉사를 다녀온 후 나의 형편이나 외적인 것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내 마음, 생각을 바꾸었을 뿐인데 삶이 이전과 다르게 느껴졌다.
그 때의 기억이 지금도 내 마음에 ‘터닝포인트’가 되어 이따금씩 나를 채찍질해준다. 



* 이 내용은 집필자 개인의견이며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공식견해와는 무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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